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이 마감되었다. LG에너지솔루션은 LG화학의 배터리(전지)사업부가 물적분할되어 설립된 회사로 이른바 "쪼개기 상장"으로 문제가 되었다.
"물적분할"은 무엇일까?
"물적분할"은 모회사(A)가 특정 사업부를 분사해 별도의 법인(B)을 설립하는 것을 의미한다. 이때 모회사는 신설법인(B), 즉 자회사의 주식을 전부 소유하게 된다. 국내 물적분할 케이스로는 이하가 있다.
- SK이노베이션, 배터리 사업부문 SK온 및 석유개발 SK어스온 물적분할
- LG화학, 배터리 사업부문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등
이에 비교 가능한 개념으로는 "인적분할"이 있다. 인적분할 역시 특정 사업부를 별도의 법인으로 설립하는 점에서는 동일하나 물적분할과 다르게 기존 회사와 수평적으로 분할된다. 이에, 기존 모회사의 주주들이 신설법인의 주주 지위도 겸하는 형태라 볼 수 있다.
물적분할은 나쁜 걸까?
물적분할의 가장 큰 문제는 "지주사(모회사) 디스카운트"에 있다. 이는 지주회사가 통상의 사업회사(자회사)보다 투자자들로부터 저평가받는 현상을 의미한다.
더불어, 모회사의 지분 희석 가능성도 농후하다. (1) 모회사가 자금조달을 위해 자회사의 지분을 매각하여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으며, 혹은 (2) 자회사가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모회사의 지분이 희석될 가능성이 있다
예를 들어, 개미 투자자 A 씨는 LG화학의 배터리 부문의 유망성을 보고 투자를 했는데, 유망사업부가 별도법인으로 분리되더니 LG화학이 별도법인에 대한 지배력을 계속 잃어가는 걸 보고만 있어야 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오는 것이다.
다만, 기업 입장에서는 물적분할 후 재상장 시 신규사업을 위한 대규모의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. 만약, 분할을 하지 않고 기존의 법인이 유상증자나 부채로 자금을 조달할 시 재무구조상 악영향이 있어 기존 주주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기에 물적분할을 나쁘게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.
더불어, 오히려 저평가된 사업부문을 독립시키며 신규 valuation으로 기업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다는 긍정적인 요인도 있다.
포스코 물적분할 이슈
최근 포스코는 포스코홀딩스(지주회사)와 포스코(사업회사)로의 분할을 결정했다. 이에 포스코 개인 주주들이 포스코의 물적분할을 법적으로 금지해달라는 국민청원을 올린 바 있다.
다만, 포스코 경영진은 향후 분할된 포스코(사업회사)를 비상장 자회사로 유지하고, 신규 자금조달이 있을 시 지주회사 주도로 진행하겠다 발표한 바 있다. 이에 대다수의 증권가 전문가들은 물적분할을 통한 지주사 전환 이슈가 주가에 끼치는 영향이 미비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.
경영진의 발표에도 불구하고, 소액주주들과 노조는 (1) 지주회사 디스카운트를 피할 수 없다는 점과 (2) 중대재해보호법의 책임이 지주회사에 가지 않고 계열사에서 안고 가야 한다는 점 등을 들어 물적분할에 반대하고 있다.
* 관련기사 - 국민연금, 포스코 물적분할 '캐스팅보터'일까... 의결권 행사 여부 심의 https://www.bloter.net/newsView/blt202201210157 - 소액주주·노조, 물적분할 반대…포스코, 지주사 전환 주목 https://www.nocutnews.co.kr/news/5694535 |
정치권 및 거래소의 대응
최근 활발했던 IPO시장의 대부분이 물적분할 후 상장이었다는 점에서 한국 주식쟁이라면 물적분할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이 없어졌다. 이에 정치권에서는 앞다투어 본 건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.
물적분할 뒤 재상장하는 경우 기존 주주에게 신주인수권을 부여하거나, 물적분할 후 모회사와 자회사 동시 상장을 방지하는 법령과 규제 등 다양한 공략들이 나오는 점이 재밌다.
거래소 역시 보다 철저한 심사를 예고한 바 있다. 물적분할 후 상장 시 주주보호책이 마련되어 있는지에 대한 면밀한 심사가 예고된 바 있다.
사견이지만, 기업의 목표는 주주이익 극대화라는 아주 교과서적인 phrase가 있다. 국내 기업들이 개인주주에도 이 문구를 지향하는지 지양하는지는 우리가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겠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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